구매 가이드
중고로 사도 되는 명품과 새것이 나은 명품, 품목별로 나눠보면
가르는 기준은 두 가지다. 사용 흔적이 몸에 닿는 면에 쌓이는지 바깥에 드러나는지, 그리고 새 제품가와 중고 시세의 간격. 이 기준으로 보면 가방과 시계는 중고가 유리한 쪽이고, 신발은 새것을 권하는 쪽이다.

중고 명품이 괜찮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막상 결제 앞에서는 남이 쓰던 물건이라는 감각이 걸린다. 이 감각은 틀린 것이 아니다. 다만 품목마다 크기가 다르다. 가방 바깥 모서리의 사용감과 신발 안쪽의 발 모양은 같은 중고라도 전혀 다른 문제다.
결론부터 적으면 가르는 기준은 두 가지다. 사용 흔적이 몸에 닿는 면에 쌓이는지 바깥에 드러나는지, 그리고 새 제품가와 중고 시세 사이의 간격이 얼마나 벌어지는지. 이 기준으로 보면 구조가 있는 가방과 시계는 중고가 유리한 쪽이고, 신발은 새것을 권하는 쪽이다. 의류와 지갑은 그 사이에 있어서 등급을 보고 판단한다.
기준 1. 흔적이 어디에 쌓이는가
바깥에 드러나는 흔적은 사진과 상태 메모로 확인할 수 있다. 모서리 사용감, 금속 도금의 긁힘, 가죽 변색은 구매 전에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정보다. 반대로 몸에 닿는 면에 쌓이는 흔적은 확인하기 어렵고, 확인하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신발 안쪽 바닥에 남은 발 모양, 의류 안쪽의 목둘레와 소매, 늘어난 지갑 카드칸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첫 질문은 이 물건의 사용 흔적을 내가 미리 볼 수 있는가다. 볼 수 있다면 등급과 가격으로 판단하면 된다. 볼 수 없거나 몸에 닿는 부분이라면 새것이나 미사용 신품 쪽이 마음이 편하다.
기준 2. 새 제품가와 중고 시세의 간격
두 번째는 가격 구조다. 한 번 사용된 뒤 가격이 크게 내려가는 품목은 중고로 살 때 이점이 크다. 반대로 인기 모델처럼 중고 시세가 새 제품가에 바짝 붙어 있다면 중고를 고를 이유가 약해진다. 차이가 크지 않다면 새것을 사는 편이 구성품과 매장 서비스 측면에서 낫다.
이 간격은 품목보다 모델에 따라 더 크게 갈리고, 시점에 따라 움직인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숫자를 적지 않는다. 사려는 모델이 정해졌다면 지금의 새 제품가와 중고 시세를 나란히 놓고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가방: 중고가 유리한 쪽
구조가 있는 가죽 가방은 중고의 이점이 가장 분명한 품목이다. 사용 흔적 대부분이 모서리와 손잡이, 금속 부분처럼 바깥에 드러나서 사진과 상태 메모로 확인할 수 있다. 안쪽에서는 라이닝 오염과 냄새만 따로 확인하면 된다.
형태가 무너진 정도는 정면 사진으로 가늠하기 어려우니 옆면과 밑면 사진을 요청해보는 것이 좋다. 부드러운 소재의 호보백이나 토트백은 형태 변화가 쉽게 생기므로 같은 등급이라도 구조가 있는 가방보다 꼼꼼히 본다.
시계: 중고가 유리하지만 보는 항목이 다르다
시계는 흔적이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바깥에 드러나고, 외관의 사용감이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중고로 사는 사람이 많은 품목이다. 대신 가방과는 보는 항목이 다르다. 외관보다 작동 상태, 점검 이력, 구성품이 먼저다.
시계는 박스와 보증서 같은 구성품의 무게가 가방보다 크다. 점검 시기를 알 수 있으면 그 기록도 함께 확인한다. 이미 시세를 잘 아는 분이라면 이 글의 일반론보다 개체의 이력과 구성품 표기를 직접 비교하는 쪽이 판단에 더 도움이 된다.
주얼리: 상태보다 사이즈를 먼저 본다
주얼리의 사용 흔적은 주로 금속 표면의 긁힘이고, 연마로 정리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연마 가능 여부와 비용은 브랜드와 소재마다 다르니 구매 전에 확인하는 것이 맞다. 가격도 가방과 다르게 움직인다. 소재 자체의 시세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반지와 브레이슬릿은 사이즈가 맞는지가 상태보다 먼저다. 사이즈 조정이 되지 않는 디자인도 있어서, 사이즈가 맞지 않는 개체를 상태가 좋다는 이유로 고르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의류와 지갑: 등급을 보고 판단한다
의류는 안쪽 목둘레, 소매, 겨드랑이처럼 몸에 닿는 면이 사용 흔적의 중심이다. 세탁과 드라이클리닝으로 관리되는 부분이 많지만 받아들이는 기준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택이 붙은 미착용 상태나 S급처럼 단순 시착 수준이 아니라면 신중한 편이 낫다. 사이즈와 핏은 표기만으로 알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생각한다.
지갑은 크기에 비해 사용 흔적이 빨리 쌓인다. 매일 손에 쥐고 열고 닫는 물건이라 모서리와 카드칸, 동전 칸 안쪽이 먼저 닳는다. 미사용 신품이나 S급이 아니라면 새것을 고르는 편이 만족스러운 경우가 많다.
신발: 솔직히 새것을 권한다
신발은 사용 흔적이 가장 안쪽에 쌓이는 품목이다. 안쪽 바닥은 신은 사람의 발 모양대로 눌리고, 밑창은 걸음걸이대로 닳는다. 외관이 깨끗해 보여도 신었을 때의 느낌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맞춰져 있다. 사진으로는 이 부분을 거의 알 수 없다.
그래서 신발은 미사용 신품이 아니라면 새것을 권한다. 중고 시세가 낮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착용감과 위생에 대한 걸림을 가격으로 상쇄하기 어렵다. 새것을 구할 방법이 없는 단종 모델을 찾는 경우 정도만 예외로 생각하면 된다.
중고를 고르기 전에 확인할 것
- 사용 흔적이 바깥에 있는지, 몸에 닿는 면에 있는지
- 그 흔적을 사진과 상태 메모로 미리 확인할 수 있는지
- 지금 새 제품가와 중고 시세의 간격이 충분한지
- 시계라면 작동 상태와 구성품, 주얼리라면 사이즈
- 확인이 안 되는 부분을 물었을 때 구체적인 답이 오는지
이 글로 알 수 없는 것
품목별 구분은 일반적인 경향이다. 같은 가방이라도 소재와 형태에 따라, 같은 시계라도 이력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받아들이는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다. 중고 가방은 괜찮지만 지갑은 새것만 쓰는 사람도 있고, 그 반대도 있다. 이 글은 어느 쪽이 옳다고 정해주지 않는다.
사려는 품목이 가방이나 시계라면 상태 메모와 구성품 표기를 먼저 읽고, 궁금한 부위는 추가 사진을 요청해보자. 신발이나 지갑이라면 등급이 미사용 신품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